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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당탕탕 너굴씨입니다.

by 우당탕탕너굴씨 202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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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당탕탕 너굴씨입니다.

10년 정도 도서관에서 근무한 사서이고, 지금은 집에서 일하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여느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오전에는 아이들 등교와 등원으로 우당탕탕, 오후에는 밀린 집안일을 해치우느라 우당탕탕,

저녁에는 돌아온 아이들의 공부를 봐주고 먹이고 씻겨 재우느라 우당탕탕하는 아주 보통의 엄마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잠들어버리는 날이 절반이지만, 나머지 절반의 밤에는 오롯이 나 자체로 나 혼자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또다시 내면이 우당탕탕하는 욕심 많고 분주한 한 사람입니다.

 

엄마이자 보통의 한 사람인 저의 요즘 관심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아이의 책 읽기, 엄마표 공부, 견문 넓히기

이전의 저는 막연하게 공부는 최대한 천천히, 일찍부터 아이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확고한 교육철학이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저는 그저 조금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사교육을 너무 일찍부터 시키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 어리니 좋은 책을 읽히고 주말이면 함께 좋은 경험을 하는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첫째 아이가 7살이 되고 보니 반에서 한글 공부를 아직 하지 않은 친구는 저희 아이 외에 몇 명뿐이었습니다. 물론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어려서부터 학습지나 문제집을 주야장천 풀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책 읽어주기는 당연한 것으로, 그 위에 다양한 교구를 통해 한글과 수학, 영어를 좀 더 일찍부터 재미있게 접해주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아무래도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진도가 빠른 주변의 친구들과 비교 아닌 비교를 하게 되기도 합니다. 급해진 마음에 아이를 다그치게 되는 일도 발생합니다. 오히려 일찍부터 천천히 노출해 주었다면 아이의 속도를 기다려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입니다.

 

더구나 첫째 아이는 낯을 많이 가리고 처음 시작을 힘들어하는 성향이라 학원에 가는 것도 내키지 않아 합니다. 저학년까지는 엄마표로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나름대로는 애를 쓰고 있습니다. 잠수네, 사공방 등 믿을만한 커뮤니티를 찾고 정보를 얻고 소화해 내기 바쁜 나날입니다. 

 

더불어 이제 학습만화를 알아버린 첫째에게 부지런히 다양한 책들을 권하는 것도 저의 일입니다. 도서관에 부지런히 오가며 아이에게 선택될 만한 좋은 책을 골라 봅니다. 아이가 부탁하는 책들도 물론 빌려옵니다. 방학에는 늘 아침에 손잡고 도서관에 가곤 했는데 이번 겨울방학에는 1월에 오전 일정이 많아 도서관 데이트를 못하고 있음이 아쉽습니다. 

 

각종 전시나 특별체험 등도 최대한 많이 접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어린 시절의 말과 경험이 평생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뚜벅이 엄마라 아쉽지만 가능한 선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2. 책을 읽어내는 것과 나의 글을 쓰는 것

직업적 특성상 아이를 낳기 이전에도 그림책과 어린이책들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때에는 나의 책들도 같이 균형감 있게 읽어낼 수 있었다면, 아이들이 생기고 나니 육아나 교육 관련 도서가 아닌 책. 이를테면 소설이나 개인 관심사에 대한 책들을 읽는 것은 굉장히 사치스러운 일처럼 느껴집니다.

 

엄마는 늘 시간이 부족하기에 책 읽을 여유가 있다면 차라리 보고 싶었던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쉬는 것이 낫지 않나 싶습니다. 책을 펼치는 것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사실, 모두 공감하실까요? 그래도 책에 대한 갈망과 무언가를 읽는 사람이고 싶은 열망은 사라지지 않아 책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내면에 무언가가 차곡차곡 쌓이고 또 그것을 끄집어내어 써보고 싶어 집니다.

 

저는 요리나 뜨개질, 원예나 인테리어 등 많은 일에 미숙한 편입니다. 잘 하진 못해도 여전히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가 책을 읽고 도서관에 가고 글을 쓰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만성피로에 체력도 아주 바닥인 사람이지만 이상하게도 무언가를 쓰는 시간은 피곤함도 잊은 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아주 오랜만에 무엇이든 써보자고 다시 책상에 앉았던 작년에 생활 수필 공모전에서 입선을 했습니다. 작은 상일지라도 저에게는 큰 의미가 되었고, 무엇이든 읽고 쓰는 사람으로 살자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3. 제2의 인생을 위한 준비

첫 아이를 낳고서는 딱 1년의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 바로 복직을 했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돌아가지 않으면 이제 더 이상 직장인으로서의 나는 없다.'라고 여겼습니다. 그렇게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생활이 시작되었고 매일 정시퇴근을 하여 헐레벌떡 달려가도 15개월의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장 늦게까지 홀로 남아있는 원생이었습니다.

 

어린이집 문을 열고 나오는 어린아이의 얼굴에서 반가움과 안도감, 서운함이 뒤섞인 표정을 읽었습니다. 복직은 힘들거라 예상만 했지, 몰랐기에 할 수 있는 용감한 결정이었을 겁니다.  집과 직장, 어느 쪽에도 충실하지 못한 반쪽짜리 같은 마음으로 자괴감 속에 매일을 반복했습니다.

 

둘째 아이를 낳고서는 첫째의 초등학교 입학과 맞물려 육아휴직을 쓰게 되었습니다. 늘어난 책임감과 엄마업무로 인해 쉽사리 복직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너그러운 직장이라 육아휴직을 연장할 수 있었고 지금은 육아휴직 3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직장에 새끼발가락 하나쯤 간신히 걸치고 있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이제 돌아가도 일에 적응이나 하겠느냐는 자조적인 말을 내뱉곤 하지만 어쩌면 배부른 소리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아니까, 복직하면 또 어떤 생활을 해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아니까 쉽사리 결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매일 무너지는 마음으로 아이를 받아 안고 집에 오던 그 무수한 밤들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쿵 내려앉는 기분입니다. 언제라도 1초 만에 눈물이 핑 돌게 하는 평생 잊지 못할 시간들이고 아이에게 언제까지고 미안한 순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무조건 직장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 대신 아이들과 이렇게 시간을 보내주는 엄마로 조금 더 살아볼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엄마로서의 나 이외의 삶은 없는 상태로, 그렇게만 살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간극 사이에서 매일 발버둥 치고 있는 내가 있습니다. 이제는 정말 제2의 인생을 시작해야 할 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서로서의 경력은 잠시 멈춤이지만, 엄마 경력은 조금씩 쌓여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공유하고 싶은 팁, 추천하고 싶은 책과 정보들도 생겨납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많은 생각과 감정을 안고 살아가지만 기록하지 않으면 의미 없는 것처럼 흩어져버리는 나의 순간들을 기록하고 싶습니다.

피로한 마음과 몸을 다독이며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사는 분들이 있다면 함께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시작해보려 합니다. 우아하지 못해도 늘 우당탕탕 이어도 나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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