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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아들의 수학 3. 수학도 보드게임으로!

by 우당탕탕너굴씨 2023.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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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도 막상 공부를 하려고 하면 꽤나 힘이 듭니다. 공부가 아니라 책 한 권을 읽으려 해도 집중하기 힘들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취학 어린이들의 경우에는 특히나, 문제가 빼곡히 적힌 문제집을 내밀며 풀어보라고 하면 너무나 부담스러워하곤 합니다. 연필을 쥐고 바른 자세로 앉아서 문제를 읽어내고 답을 찾는 과정이 참 쉽지 않은 여정입니다. 몸이 배배 꼬이고 자꾸만 책상에서 내려오고 한숨을 푹푹 쉬기도 하는 아이를 보면 엄마의 속도 타들어 갑니다.

 

그럴 땐 문제집을 잠시 덮어두고 함께 게임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즐겨하는 게임들이면서, 게임 속에서도 뭔가를 배우길 바라는 엄마의 사심도 채울 수 있는 보드게임들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1. 셈셈 피자가게

<셈셈 피자가게>는 주문서를 나눠가지고 각자 필요한 피자 토핑 재료들을 모아서 피자를 먼저 완성하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게임판은 양면, 20칸과 100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0칸은 한 자리 연산, 100칸은 두 자리 연산이 가능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저희 첫째는 6~7살쯤  20칸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100칸으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진도에 맞추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내가 원하는 토핑을 얻기 위해서는 가진 덧셈카드와 뺄셈카드를 가지고 연산을 해야 합니다. 게임에 익숙해지면 자연스레 그다음 경우의 수도 고려해서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연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주방장 카드라거나 주사위게임도 있어서 게임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상대의 토핑 재료를 뺏어온다거나, 원하는 재료를 얻는다거나 하는 운도 작용하는 점이 아이들은 너무나 재미있나 봅니다. 주사위를 던지며 홀수와 짝수를 알게 되는 것은 덤입니다.

 

집에 다양한 보드게임들이 있지만 9살이 된 지금도 여전히 한 번씩 같이 하자며 들고 오는 게임입니다. 문제집으로 연산 문제를 주야장천 풀리면 아이들은 쉽게 지치지만, 게임을 하면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연산을 합니다! 덧셈과 뺄셈을 시작하는 아이들과 꼭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2. 부루마불

엄마 아빠도 어린 시절 많이 했었던 추억의 게임, 바로 그 <부루마불>입니다. <셈셈 피자가게>로 연산이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면 다음 단계로 <부루마불>에 진입해 보기를 추천합니다. 아무래도 수의 단위가 커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려워할 수 있겠지만,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큰 수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비교적 평화로웠던 <셈셈 피자가게>에 비해 주사위를 굴려 땅을 사고, 건물을 짓고, 다른 게이머들에게 통행료를 받거나 주거나 하며 생각할 부분이 훨씬 많아지는 게임입니다. 처음에는 계산이 어렵다면 엄마아빠가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도와주면 됩니다. 마침 종이지폐도 모두 준비되어 있으니 눈으로 보여주며 같이 연산을 도와주시면 좋습니다. 

 

저희 첫째는 <부루마불>을 처음 시작하고서 몇 달간은 시간만 나면 <부루마불>을 하자며 들고 나와서 아주 곤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시간이 보통 걸리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가도 들고 가고, 주말에는 새벽까지 잠도 자지 않고 게임을 하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종종 하고 있는 게임입니다. 부모님의 인내와 체력만 뒷받침된다면 정말 재미있게 큰 수의 연산도 접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입하실 때는 가격이 좀 높아도 되도록 디럭스판 이상의 고급 버전을 구입하시길 권장합니다. 상자가 칸칸이 구분이 잘 되어 있고 지폐가 크고 빳빳해서 정리할 때 편합니다. 분명히 수도 없이 쓰고 정리하게 될 테니 아깝지 않은 선택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3. 우봉고

<우봉고>는 첫째 5~6살쯤 선물로 받았던 보드게임입니다. 게임 연령 8세 이상이라고 하지만 그 이전에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붉은색의 탄탄해 보이는 아프리카풍 상자가 아이들의 시선을 잡아 끄는 매력이 있습니다. 앞의 두 게임이 수학 연산에 도움이 된다면, <우봉고>는 공간감각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되는 게임입니다.

 

<우봉고> 역시 퍼즐판이 양면입니다. 한쪽은 3개의 퍼즐 조각, 다른 한쪽면은 4개의 퍼즐을 사용합니다. 게임을 처음 하거나 아이가 어리다면 3개의 퍼즐로 맞추는 면부터 시작하면 되겠습니다. 결국 누가 먼저 제시된 퍼즐 조각을 이용하여 퍼즐판을 딱 맞게 채우느냐로 승패가 갈리는 게임입니다. 퍼즐을 맞추면 먼저 "우봉고!"라고 외치면 됩니다.

 

성공한 사람이 점수가 더 높은 사파이어(3점) 보석을 가져가지만, 그 다음에는 주머니 속에서 무작위로 보석을 뽑기 때문에 졌다고 해서 그렇게 상심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주머니에서 잘 뽑으면 이긴 사람보다 높은 점수를 가져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간혹 어른도 굉장히 헷갈리는 판도 있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4. 마치며

저희 아이와 함께 지금까지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수학 보드게임들을 소개해 보았습니다. 다양한 게임들이 있겠지만 비교적 대중적이고 접하기 쉬운 게임들입니다.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결국 놀며 배우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연산을 싫어하거나 문제집을 풀기 너무 싫어하는 어린 친구들은 이런 보드게임들로 수학을 접해 보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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