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수학을 뒤늦게 시작하면서, 둘째 아이에 대한 고민도 함께 생겨났습니다. 이미 별다른 교구 없이 지나가버린 첫째의 유아 시절. 그래서 처음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유아 수학. 뭐든 장비가 있어야 시작하는 엄마라 유아 수학 교구도 열심히 찾아봅니다. 그런데 유아 수학 교구들은 또 장난감 못지않게 너무나 귀엽고 가지고 싶은 것들 투성이라 야금야금 즐겁게 구입으로 이어졌습니다. 생일이 느린 둘째라 아직은 그저 놀잇감으로 생각하고 그저 신나게 놀고 있지만, 이렇게 자연스럽게 접하다 보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유아 수학 교구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1. 러닝리소스 펭귄 수세기
러닝리소스 펭귄 수세기(Penguins on Ice Math activity set)는 아이들이 수의 개념을 학습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구입니다. 시키지 않아도 색색깔의 펭귄 100마리를 일단 판에 끼우는 것부터 자연스럽게 시작합니다. 마치 얼음 위에 올라간 것 같은 펭귄들의 모습이 영롱합니다. 단독으로도 다른 교구와 연결해서도 수의 개념을 참 즐겁게 학습할 수 있는 교구입니다. 특히 귀여운 펭귄들은 잡았을 때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있다는 점도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중고로도 구하기 어렵고 공구 일정도 자주 있지는 않아서 꽤 긴 기다림 뒤에 겨우 구입했던 교구이기도 합니다. 네 살 둘째 아이도 처음부터 가르쳐 주지 않아도 혼자 열심히 펭귄을 차례로 꽂아 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숫자 눈으로 익히기, 색깔별로 분류하기, 패턴 공부하기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합니다. 펭귄을 이용해서 게임도 가능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정말 활용법이 무궁무진한 펭귄 온 아이스입니다!
2. 러닝리소스 슈퍼 파이
러닝리소스 슈퍼 파이(Super Sorting Pie) 역시 숫자, 색, 패턴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구입니다. 파이 모양의 그릇에 여러 색상의 다양한 과일들이 들어 있습니다. 수, 색, 모양 등 다양한 방식의 분류를 배워볼 수 있고, 함께 있는 집게를 사용해서 과일을 집어 옮기는 활동은 소근육 발달에도 도움이 됩니다. 집게가 힘이 많이 들어가는 편이라서 3살 이하 친구들은 힘들 수도 있습니다. 조금 힘이 덜 들어가는 집게를 따로 제공해 주시는 것도 방법일 듯합니다.
둘째는 세 살 때부터 슈퍼 파이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비록 파이통에서 다른 통으로 옮기고 쏟아붓고 하는 일이 주였지만, 같은 색깔 과일 모아보기, 같은 종류의 과일 모아보기 등으로 간단한 분류 개념부터 놀이로 접근해 보았습니다. 이제 수와 패턴을 좀 더 본격적으로 함께 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일 가게 놀이, 주스 만들기 놀이도 가능함은 덤입니다.
3. 러닝리소스 1-10 수세기 통조림
러닝리소스 수세기 통조림(1 to 10 Counting Cans)을 처음 보았을 때는 소꿉놀이 장난감인가 싶었습니다. 그만큼 아이들의 주방에 위치해 있어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토마토, 버섯, 오이, 딸기 등 생활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식재료들이기에 소꿉놀이에 사용해도 손색없는 교구이기도 합니다. 통마다 식재료의 그림과 함께 숫자가 쓰여있습니다. 토마토 통에는 토마토 그림과 함께 1이라고 쓰여 있는데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면 토마토 모형이 1개 들어 있는 식입니다. 수를 인지하고 수양일치를 알려주기에 아주 딱 맞는 교구입니다.
통이 종이로 된 재질이라 망가짐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둘째가 그렇게 열고 닫고 가지고 다녀도 아직은 망가진 통이 없는 것을 보면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아마존에서 안에 들어 있는 재료들의 개수가 맞지 않게 왔다는 후기들이 종종 있던데, 구입하시면 일단 수를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어차피 부엌놀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장난감들을 구입하게 됩니다. 이왕에 소꿉놀이 장난감을 살 것이라면 수세기 통조림을 구입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수세기 교구들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정리입니다. 특히 아이 아빠는 여기저기 쏟아져 있는 펭귄들과 과일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곤 합니다. 하지만 어지럽히는 것이 싫어 손이 안 닿는 곳에 꽁꽁 숨겨놓으면 교구를 구입하는 의미가 없지 않을까요? 아이들은 아직 신나게 놀 때이고, 정리는 부모의 몫입니다.
어려서부터 수학 공부를 빨리 시켜야 한다! 이런 생각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수학적 개념이 아이에게 천천히 자연스럽게 스며들 시간을 주고 싶습니다. 그를 위해 유아들이 수학을 더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게 해 주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수학교구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아이는 물론 엄마의 욕구도 만족시키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수학 교구들이 참으로 많이 존재하는 요즘입니다. 아이의 취향과 엄마의 취향을 고려하여 교구를 들여보셨으면 합니다. 이렇게 수학을 접했다면 나 역시도 수학 때문에 그렇게나 고생하지 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