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일관성 있게 정리에는 소질이 없습니다. '제발 네 방 좀 치우라'는 엄마의 잔소리는 일상이었고, 어쩌다 마음먹고 정리를 하더라도 며칠 못 가 원상복구 되곤 했습니다. 아이 둘을 키우며 잔소리를 듣는 입장에서 하는 입장이 되자 엄마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평생 어지르고 살던 사람이, 매일 집을 뒤엎는 아이들의 뒷정리를 하는 것은 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아이들의 짐까지 늘어나자 집은 점점 더 빈 공간을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한창 유행하던 집을 정리해 주고 솔루션을 주는 프로그램을 보며 우리 집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만 하던 어느 날, 도서관에서 이 책을 찾았습니다. 아주 깔끔하고 두껍지 않은 책의 외관과 <1일 1개 버리기>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뜩이나 정리도 어려운데 책까지 복잡해 보이면 손이 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1. <1일 1개 버리기> 책소개
이 책은 <1일 1개 버리기>라는 직관적인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태생의 미쉘 작가는 미국인 남편, 3명의 아이들과 살고 있는 인기 미니멀리스트입니다. '오늘도 버릴까 말까 망설이는 당신을 위한 특별처방전'이라는 부제는 맥시멀리스트의 가슴을 뜨끔하게 합니다. 편안한 공간이어야 할 집이 언제부터인가 답답하게 느껴지고, 사람이 아닌 짐을 위한 집처럼 보인다면 이 책이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작가는 거창한 정리가 아니라, 하루에 딱 한 개씩만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내가 정리를 못하기 때문에 집이 지저분한 것이 아니라 물건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쌓아두지 않고 바로 버리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물건이 줄어들면 동시에 청소와 정리도 쉬워집니다. 아주 간단하지만 지속해서 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드는 것. 그것이 1일 1개 버리기의 핵심입니다.
2. 미쉘 작가가 말하는 버리기 실천법
<1일 1개 버리기>는 무언가를 버리고 정리하는 것이 힘든 사람들도 접근하기 쉬운 책입니다. 기본서처럼 그 방법이 단순하고 구체적입니다. 사실 처음부터 집을 싹 정리하겠다거나 이 참에 필요 없는 것을 모두 버리겠다고 덤벼들었다가는 금세 지치기 마련입니다.
버릴 때는 심플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과거나 미래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 어떤지에 집중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버리기의 시작은 지갑도 좋습니다. 버릴 게 없다면 지갑 안의 영수증이라도 버리면 됩니다. 다음으로는 가방, 책상 등 조금씩 영역을 늘려나가다 보면 습관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쓸데없는 물건 없이 내가 좋아하는 물건들로 둘러 싸인 집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작가는 그것이 바로 심플한 생활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집안을 사진으로 찍어 보면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망설여지는 것들은 쓰레기봉투에 담아 눈에 띄는 곳에 두면 빨리 처분하고 싶어 진다는 것 등 유용한 팁들도 나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1일 1개 버리기 예시도 나와 있어서 참고하기도 좋습니다.
3. <1일 1개 버리기>의 장점
집이 가볍고 정리가 잘 되어 있어야 다른 일을 할 여유가 생깁니다. 작가도 물건을 줄이고 집이 깔끔해지자 머릿속이 개운해지고 마음의 안정도 찾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단적인 예로 잔뜩 어질러져 있는 집에는 누군가를 초대하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저 역시 책을 읽고 난 후 버리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맞지 않은 옷은 물론 언젠가 입을지 몰라 두었던 옷들을 비워냈습니다. 추억이라 여겨져 버리지 못했던 물건들도 과감히 정리를 했더니 큰 봉투가 세 뭉치나 나왔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집에 물건이 가득하지만 적어도 세 봉투만큼은 마음이 홀가분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더 정리를 해보고 싶은 마음과 함께 물건을 살 때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해야 하는 일이 있으면 하고 싶은 일을 미루는 편입니다. 글을 하나 쓰고 싶어 자리에 앉았다가도 답답한 집안을 보면 의욕이 싹 사라져 버리곤 합니다. 케케묵은 짐을 덜어내며 걱정도 털어버리고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 <1일 1개 버리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